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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석유, 그리고 인간의 광기: <폴 토머스 앤더슨의 '데어 윌 비 블러드'>

어떤 영화는 보는 내내 불편하고, 또 어떤 영화는 보는 내내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그것도 극단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영화는 흔치 않습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바로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2007년 작, (There Will Be Blood)입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매체에서 21세기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히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러닝타임 내내 관객을 압도하는 강렬한 분위기와 불편한 진실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인간 본성과 사회 구조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깊은 사유와 충격을 선사합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자 했을까요? 과연 피로 물든 성공의 끝..

영화랑 2025.06.13

야생의 속삭임, 인간의 본성: 델리아 오언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안녕하세요, 문학의 숲을 거니는 여러분. 오늘은 델리아 오언스의 첫 장편 소설이자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단순히 잘 팔린 책이 아닌, 독서 후에도 오랫동안 마음속에 잔잔한 파동을 남기는 이 작품의 매력과 그 이면에 숨겨진 논란까지, 문학의 시선으로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1. 첫 만남: 왜 이 책은 그토록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을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처음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거대한 상업적 성공에 대한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자마자, 저는 노스캐롤라이나 습지의 꿉꿉하지만 생명력 넘치는 공기와 주인공 카야의 고독한 숨결에 단숨에 사로잡혔습니다. 델리아 오언스 작가는 70세 가까운 나이에 첫 소설을 발표한 야생동물학자입니다. 23..

책이랑 2025.06.12

뒤집힌 세상, 뒤집힌 권력: 루벤 외스틀룬드 <슬픔의 삼각형>이 던지는 통렬한 질문

2022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은 그야말로 문제작입니다. 단순히 웃고 마는 블랙코미디를 넘어, 현대 사회의 치부인 계급, 자본주의, 권력, 그리고 인간 본성을 신랄하고 유머러스하게 풍자하며 관객에게 불편하면서도 깊은 사색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2017)에 이어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현대 영화계의 중요한 흐름을 이끄는 감독임을 입증한 루벤 외스틀룬드의 통찰력은 이번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이 영화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 옴니버스식 구성을 통해 각기 다른 배경 속에서 인간 군상의 모순과 위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패션계, 초호화 요트, 그리고 무인도라는 극단적인 공간의 변화는 계급과 권력의 전복,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영화랑 2025.06.10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안녕하세요, 오늘 제가 꺼내 보인 책은 바로 유발 하라리의 걸작, 입니다. 처음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읽고 받은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 듯 합니다. 책장에 꽂힌 이 책을 다시 읽고 이제서야 비로소 이 방대한 인류 서사에 대한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충격과 영감을 받았습니다.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마치 시간 여행자가 되어 인류의 가장 중요한 갈림길들을 함께 통과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그리고 문학적 시선으로 바라본 의 의미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1. '상상의 질서'와 '이야기하는 동물'로서의 사피엔..

책이랑 2025.06.09

<영화 '청설'>: 수어와 침묵이 건네는 진정한 소통의 메시지

오늘 제가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 나눌 작품은 2024년 개봉한 한국 영화, 조선호 감독의 입니다. 대만 원작의 아름다운 감성을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한 이 영화는 단순히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를 넘어, 소통과 이해, 그리고 진정한 성장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1. 풋풋한 로맨스, 그 이면에 숨겨진 성장의 아픔은 표면적으로 청춘들의 순수하고 설레는 첫사랑을 그립니다. 수영선수인 청각 장애인 여동생 가을(김민주 분)을 보살피는 언니 여름(노윤서 분)과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도시락 배달원 용준(홍경 분)의 만남은 보는 이들에게 풋풋한 설렘을 선사하죠.하지만 영화는 그 속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고통과 방황, 불안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성장 이야기'로서의 깊이를 더합니다. 연합뉴스는 이 영화를 "청춘 로맨스..

영화랑 2025.06.07

불편한 진실 속, 작은 용기가 만드는 울림: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오늘은 제 마음속에 깊은 여운을 남긴 클레어 키건 작가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작이자 역대 후보작 중 가장 짧은 소설로도 알려진 이 책은, 그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잊히지 않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주었습니다.1. 아일랜드의 어두운 그림자, 막달레나 세탁소이 소설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 배경이 되는 1985년 아일랜드의 한 작은 마을, 뉴로스와 '막달레나 세탁소'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막달레나 세탁소'는 18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아일랜드에서 가톨릭 수녀원에 의해 운영되었던 시설입니다. 이곳은 '타락한 여성'들을 교화한다는 명목 아래 강제노역, 학대, 인권 유린이 자행되던 곳이었죠.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았거나, 성매매에 종사했거나, 사..

책이랑 2025.06.06

시대를 초월한 걸작,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 – 진정한 영웅의 의미를 묻다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1954년 작 는 단순한 사무라이 활극을 넘어선 깊은 통찰과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로 오늘날까지 수많은 영화인과 관객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의 압도적인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207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은 왜 이 영화가 ‘역대 최고의 비영어 영화’ 로 평가받는지 여실히 증명합니다.이 글은 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예술 작품으로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현대 사회에 어떤 울림을 주는지 심층적으로 탐구하고자 합니다.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셨거나 다시 한번 그 깊이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께 이 리뷰가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영화랑 2025.06.05

<수바드라 다스의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 그 견고한 허상을 깨는 문학적 사유

오랜만에 제 내면의 깊은 곳까지 흔들어 놓은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수바드라 다스의 입니다. 이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표지의 견고한 액자 속 균열 간 세계 지도가 묘한 불안감과 동시에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과연 어떤 프레임이 우리의 세계를 움직여왔기에 이렇게 균열이 갔을까?’ 하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평소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개념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갈구하던 저에게 이 책은 운명처럼 다가왔습니다.이 책은 우리가 진리처럼 믿어 의심치 않던 '과학', '교육', '시간' 등의 개념들이 사실은 서구 권력에 의해 어떻게 확립되고 이용되어 왔는지,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억압과 착취의 역사를 파헤치는 도발적인 여정을 제안합니다. 저자 수바드라 다스는 중동에서 자란 인도계 영국..

책이랑 2025.06.04

<오징어 게임 시즌 3> 최종장: 절망의 끝에서 피어날 희망, 성기훈의 마지막 선택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K-콘텐츠의 위상을 드높인 지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즌 1이 보여준 충격과 전율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있죠. 그리고 마침내, 그 거대한 서사의 최종장이자 피날레를 장식할 시즌 3가 2025년 6월 27일, 전 세계 동시 공개됩니다. 황동혁 감독이 직접 "이 작품을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며 더 이상의 이야기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만큼, 이번 시즌 3는 시즌 1과 2에서 남겨진 모든 미스터리를 해소하고,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의 처절한 여정에 마침표를 찍을 예정입니다.이번 시즌 3가 단순한 엔딩을 넘어, '인간의 바닥'과 '절망의 끝'을 탐구하며 우리 사회에 깊은 질문을 던질 것이라는 황동혁 감독의 예고에 큰 ..

영화랑 2025.06.03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그리고 '나'를 찾아가는 여정: 하재영 작가와의 깊은 대화

오늘은 제 삶의 중요한 질문 중 하나인 '어머니'와 '나'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탐색하게 해 준 책, 하재영 작가님의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독서를 넘어, 제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솔직하게 마주하게 하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1. ‘엄마’라는 이름 뒤에 감춰진 한 여성의 삶을 좇아: 공동 회고록의 특별함처음 이 책의 제목,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를 마주했을 때, 그 강렬함에 잠시 멈칫했습니다. 부재를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죠. 책을 펼쳐 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어머니의 구술 + 딸의 해석'이라는 독특한 형식입니다. 어머니 고선희씨의 이야기가 먼저 제시되고, 그 뒤에 딸 하재영 작..

책이랑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