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기억의 미학에 사로잡히다비 내리는 어느 저녁, 빗소리와 까만 밤을 즐기면서 삶을 되돌아 보기 딱 좋은 시간에 내 취향 잘 맞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원더풀 라이프'(After Life, 1998)를 다시 보았다. 일본 영화계의 거장이 만든 이 작품은 현실과 환상, 기억과 망각, 삶과 죽음의 경계를 섬세하게 넘나드는 보석 같은 영화다. 사람들이 죽은 후 '림보'라는 중간역에서 일주일간 단 하나의 기억을 선택해 영원히 간직한다는 설정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그 어떤 화려한 판타지보다 깊은 울림을 준다.영화의 세계로: 죽음 이후의 일주일 '원더풀 라이프'는 사람들이 죽은 후 도착하는 '림보'라는 공간에서 펼쳐진다. 이곳은 천국으로 가기 전 일주일간 머무는 중간역으로, 죽은 사람들은 ..